무브온21


지난주와 이번 주에 걸쳐 태국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현재 태국은 국왕의 누나가 서거하여 도처에 애도의 물결이었지만, 관광입국의 명성은 그대로 방콕과 파타야등 관광지에는 외국인으로 인산인해였다.


나로서는 처음 태국 방문이다. 처음 방문하는 여행길에 방콕의 규모에 내심 놀랐다. 방콕은 우리나라의 80년대와 2000년대가 공존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방콕 외곽 이후는 우리나라의 60~70년대의 농촌을 보여주고 있었다.


라마왕조의 후손인 현 국왕은 특히 국민들을 사랑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태국국민은 현 국왕에 대한 존경심이 대단하다. “long live the king” 거리 곳곳마다 그의 사진과 장수를 기원하는 축문이 붙어 있다.


거의 신격화 수준이다.


첫날 관광입국 태국이 국가적 사업으로 자랑하는 태국 역사공연장에 갔다. 세계 최대 높이라는 극장에서 공연한 그 퍼포먼스는 과히 자랑할 만한 웅장한 것이었다.

             

그 극장 옆에는 얼마 전 화재가 난 고층빌딩이 있었다. (대략 짐작해보아도 40-50층은 되어 봄직하였다) 쌍둥이 빌딩처럼 두 개의 같은 모양의 빌딩이었는데, 가이드가 전 총리 ‘탁신의 부인’의 소유였는데 얼마 전에 화재가 났다고 귀뜸해준다.


이는 태국의 현재를 잘 보여주는 단면이다. 중국계인 탁신은 얼마 전 축출되어 영국에 있는데, 축구클럽 멘체스터 시티를 인수하여 막대한 돈으로 그 팀을 상위팀으로 올리는데 성공하였다.


진실인지 루머인 모르겠지만 방콕 시내의 대부분의 땅을 그들 일가가 소유하고 있다는 말이 있다. 태국인들은 탁신은 별로 좋아 하지 않는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가이드에게 ‘잠롱’ 전 방콕시장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내게 “잠롱을 어떻게 아느냐?”며 반색하며 되물었다. 잠롱은 존경받는 방콕시장이었다. 샤워를 할 때도 다섯 바가지의 물만 사용하는 청렴한 사람이었다는 말도 덧붙인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와서 보니 그 사이 ‘사막’이라는 화교 출신의 탁신 추종자가 새로이 태국의 수상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탁신이 조만간 태국에 복귀하여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한다.


현재의 판세로 보면 탁신의 부패에 반기를 들고 일어선 군사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가는 형국이다. 태국의 장래는 과연 어떠할까? 적어도 민주주의에 관한한 앞으로 넘어야 할 산과 가야할 길이 높고도 멀어 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명박이 당선되었다. 인수위의 정책과 당선인의 행동을 둘러싸고 사회곳곳에서 과거회귀의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엊그제의 영어몰입교육정책 공청회의 밀실화(?)나 언론인 성향조사, 5공인물의 중용 가능성 등….


과연 한국도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그러나 나는 한 편에서 이런 생각을 해본다.


‘한국을 과거로 되돌릴 수 있다면 이명박도 대단한 사람이다.’

‘다시 한 번 박정희나 전두환 식으로 한국을 통치할 수 있다면 이명박도 대단한 사람이다.’


어제 로스쿨 배정 문제로 교육부와 청와대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이 보도되었다. 어떤 사람은 이를 두고 ‘참여정부의 레임덕이 극에 달했다’고 평가하였다. 물론 권력누수 현상에서 오는 바 크다.


하지만, 이번 문제의 해결을 위한 시간이 참여정부에게 얼마 남지 않았을 뿐 이런 갈등의 노정과 해결 과정은 노무현 정부 시절 줄곧 있어 왔고, 참여정부가 줄곧 걸어왔던 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미 다원화가 진행될 때로 되었고 사회적 시민의식도 어느 선진국 못지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해·갈등의 차원도 복잡다기하고, 그에 대한 정책적 조정기능도 이미 성숙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평화적 정권교체도 이제 몇번 경험하였다.


이제 우리의 시민의식은 다시는 군사쿠데타를 꿈꿀 수 없는 단계에 올랐다고 나는 생각한다.


보수언론은 이번 선거를 통해서 자신들의 여론조작 능력을 자신하고 있을지 모르나 절대 그것은 그들의 오판이다.


이명박의 광운대 동영상에서 보듯이, 디지털 산업화 생활화로 인해 구축된 정보인프라로 인해서 여기 한사람 저기 한사람 입막음하고 귀 막음한다고 해서, 밀실에 숨어서 음모를 꾸민다고 해도 오랜 시간 많은 사람을 속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10년 개혁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견제 심리의 균형추가 크게 작용한 것이 크다. 백번 양보하여 그들의 여론조작이 먹혔다 치더라도, 그것은 그들의 공세적 포지션에서 오는 일시적인 힘이었을 뿐이다.


이제 포지션이 바뀌었다. 그들이 이제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포지션이라는 야그다. 언론의 책임, 정권교체, 성숙한 시민의식과 책임의식 등…. 이제야말로 우리나라의 시민의식을 가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나는 생각한다.



                               by 빨간립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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