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을 앞둔 딸에게
오늘이 2008년 2월 13일 수요일이니
내일이 졸업이구나.
아침마다 등교하는 너에게 '잘 다녀 와라', '열심히 하고 오너라'는 말을 줄곧 해왔음을 기억하리라 생각한다. 오늘 아침에도 같은 말을 했지만 오늘 만큼은 단순한 인사치레만은 아니었단다. 모르긴해도 너 또한 여느날과는 다른 감정으로 '다녀오겠습니다.'며 등교했겠지.
오랜세월이 흘렀지만, 아빠 또한 국민학교를 졸업하던 그날의 몇몇 장면은 여전히 또렷하게 뇌리를 스치곤 한단다. 그만큼 졸업식은 좀 특별한 날이지. 그러나 정든 친구와 선생님, 그리고 6년을 함께했던 포근한 교정을 떠나는 날이라서 특별하다고 한 것만은 아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인생 어느 순간마다 항상 시작과 끝을 경험하게 된단다.
크게 보면 출생과 죽음으로 갈무리 되는게 인생이지만, 우리의 인생 사이사이에는 작은 시작과 끝이 수없이 존재한단다. 초등학교 입학과 졸업도 이런 과정의 일부이고, 너 역시 이제 그 일부를 끝내고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된다는 의미에서 나름의 특별함을 부여할 수 있다는 얘기란다.
그간의 초등학교 생활에 고생이 많았지?
피아노와 발레학원을 초등학교 생활 내내 함께 했으니, 아직 어린 너로서는 때때로 피곤한 날도 많았으리라 생각한다. 크게 아픈적 없이 건강하게 학교, 학원생활을 해온 네가 고맙고 기특하기만 하구나.
시작과 끝은 단어만 다를 뿐, 시간상으로 보면 같은 지점에 있음을 알 수 있을게다. 끝이 곧 시작이요 시작은 끝이 있으므로써 존재할 수 있는 시간적 단어니까 말이다.
끝에서는 어떤 후련함, 안타까움 그리고 나름의 보람을 느낄 수 있지만, 끝과 함께 시작되는 또다른 시작은 네게 막연한 두려움과 어떤 희망을 갖게하리라 생각 되는구나. 아빠도 늘상 그러했으니까.
아빠는 혹여 네가 앞으로 펼쳐질 중학생활에 대해 일말의 두려움이라도 갖고 있다면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아직 맞닥뜨리지도 않은 앞날에 대한 두려움은 실체가 없는 유령과 같단다. 그런 두려움은 자가발전에 능해서 또다른 두려움을 낳게하여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두려움보다는 설레임과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
설레임과 희망 또한 실체가 없는 유령같은 존재이지만, 이 또한 자가발전에 능해서 자꾸 생각하면 할 수록 또다른 설레임과 희망으로 증폭되어 자신을 아주 긍정적이고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란다.
기억하니?
아주 어렸을 때, 네가 먹는 것에 욕심이 아주 많았을 때, 너의 꿈은 요리사였다.
현재는 발레리나, 피아니스트 같은 예술 쪽에 꿈을 두고 있음을 아빠는 알고 있단다.
물론 네게는 아빠가 알고 있는 꿈이 아닌, 또다른 꿈이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그러나 아빠가 알고 있던 그렇지 않던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꿈은 꿈꾸는 자의 것이라는 말을 들어 봤을게다.
아무런 꿈도 갖지 않은 사람은 넓은 바다에서 표류하는, 방향을 잃은 배의 움직임처럼 무의미한 인생일 뿐이다. 목적지를 향해 사나운 풍랑을 이겨내며 꿋꿋하게 전진하는 배처럼, 아름다운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이루기위해 하루하루 정진하는 네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중학생활은 초등생활의 연장이기도 하지만 그 환경은 여러모로 다를게다.
수업방식만 해도 과목별 선생님이 다를테고 친구들 또한 많이 바뀌어 있겠지.
성적이 주는 중압감과 경쟁심 또한 초등학교 때와는 차이가 있을게다. 또 사춘기를 겪으며 신체적 정신적으로 당황스런 일도 겪게 될게다. 이성에 대한 로망도 생길 테고. 힘든 일도 더 많이 생길지도 모르고.
언제 어느 때 어떤일과 맞닥뜨리던지 너의 옆에는 항상 네편이 되어 같이 걱정해주고 함께 고민해 주는 따뜻한 가족이 있음을 명심했으면 좋겠구나. 좋은 일 뿐만 아니라 힘든 일도 언제든지 함께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우리가족 말이다.
어제 미리 받아온 졸업앨범처럼, 이제 너의 초등학교 시절은 추억으로 자리할게다.
어쩌면 인생중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추억이 될 수도 있겠구나.
나쁜 기억은 버리고 좋은 기억만 추억속에 자리하길 아빠는 바란다.
그간 고생 많이 했다.
그리고
졸업 축하한다! 사랑한다.
by 초행길
http://www.moveon21.co.kr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사진] 시골 오일장에 푸른 물이 들었습니다. (3) | 2008/04/22 |
|---|---|
| 헌혈하러 갔다가... (7) | 2008/03/13 |
| 졸업식을 앞둔 딸에게 (1) | 2008/02/13 |
| 대목 장날 (3) | 2008/02/02 |
| 가래떡 만들기 (1) | 2008/02/01 |
| 속는 셈 치고 한번 찍어보세요. (3) | 2007/12/26 |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