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만족할 협상을 끝냈으니 그 결과를 내일 관보에 고시를 하겠단다. 그러면서 빼놓지 않고 대국민 협박도 함께 전방위로 때려주고 있다. 정리하면 이제 입닥치고 찌그러지라는 말이다.
지난 이명박의 대국민담화를 들을 당시만 해도 완전한 승리는 아닐지라도 국민이 이겼다는 선언이 필요한게 아니냐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이후 대국민담화는 완전한 국민기만이며 신공안정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정부가 보이고 있는 지금, 무슨 국민승리를 외치자는 것인가. 문제는 하나도 해결이 안되었는데 무슨 승리를 했다는 것인가.
정권퇴진이건 쇠고기 문제로 국한을 하건 그건 흐름이라고 누차 말했다. 토론도 중요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 자체가 촛불정국을 마무리하는 절대 결정권이 아니다. 촛불을 계속 들 이유가 있는 사람들은 촛불을 계속 들고 지금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내려 놓으면 된다.
나는 촛불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 이번 촛불집회를 통해 성숙한 시민문화도 보았고 조중동에 대한 효과적인 저항도 보았다. 대단한 일이고 반드시 이어나가야 할 문화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촛불을 든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가 이런 성숙된 문화를 가진 시민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아니다. 촛불의 이유는 이명박 정부의 독선과 국민이 아닌 1%를 위한 정책을 막기위해서다.
지금까지 무엇이 해결되었나? 실제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다. 단지 이명박과 수구들이 잠시 움찔했다가 역으로 대대적인 신공안정국을 만들고 있다. 여기서 밀리면 오히려 저들의 힘은 더욱 커진다. 촛불을 겁내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냄비근성이라고 오히려 비웃을 것이다. 버티면 국민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국민승리라 여기면 그렇게 선언을 하고 관심을 끊어도 좋다.
이후를 고민하고 대안을 만들어내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머리로만 하는 고민과 대안은 한계가 있다. 대안은 머리와 함께 현장에서 몸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합리적 이성을 가진 집단과 협상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굴복을 강요하는 집단에 저항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협상이 아니라 저항이기에 촛불현장에서 고민이 이루어져야 하고 대안이 만들어져야 한다.
조직된 집단이 나오기에 깃발이 늘어났기에 처음의 촛불집회와 다르다는 말은 홍준표의 10%의 시민과 90%의 전문시위꾼이라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라 하나의 집단과 하나의 깃발도 아쉬운 상황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이기는 것이다.
이후를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신공안정국을 만들어 국민들을 협박하는 세력과 어떻게 싸울 것인가를 논의하고 행동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에게 좀더 나은 이후와 대안을 만드는 최선의 방법이다.
by 소주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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